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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4.12.17. Friday

여동생이 아버지가 예전에 학생을 위해서 쓰신 글이라고 보내주었다. 언제 쓰신 글인지도 알지 못하고 아버지의 정신세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 할만큼 생전의 당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못했기에 글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지만, [아버지의 글] 이라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참 머리 숙여 감사할 일이기에 옮겨 적는다.
제목: 山

졸지에
아버지를 떠나보낸 종선이
주위 학생들도 몰랐던 일을,
달래여 보내고-
내가 울어버린 마음을
오히려
나에게
해바라기를 보내다.
 山의 죽음을 생각해 보자.
종선아
그 와중에도
시험 준비가 잘 되었는지 궁금하구나.
네가 보내준 해바라기
해바라기는 풀꽃 중에서도
제일 큰 꽃이란다.
페루의 국화이기도 하고
Apollo의 수레를 타고 도는
다소곳한 모습.
속으로 밝게 타오르는
그 끝없는 마음으로 하여
'신앙'이라는 의미를
가지기도 한단다.
꽃의 아름다움이나 그 의미들은
물론,
神의 조화라 이르지만
꽃핌과 시들음이
찰나의 환희를 위함이라면
그 씨맺음은
영원을 향한
자연의 약속이라고
우리는 부르도록 하자.
이 세상에서
사람이 오고 감도
이와 다를 바 없음에
우리 다시
죽음의 뜻을
영원하고 평안한 저승에서의 삶이라 보자.
네가
이승에서 울며
먼저 떠나보낸 가까운 분들에게
다시
네가 이승에서 그들을 위해
올바른 삶을 기도같이 산다면
먼 뒷날
네가 저승의 문을 들어설 때
정말
웃으며 따스한 손 잡아주는
영원한 네 사람들 중에
아버지도 계실 것이다.
종선아.
그래, 시험 마치고
너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이며
네 속의 그들을 위해
어떤 기도를 올려야 할지
우리
사색의 江을 건너가 보자.
너의 건투와
활짝 필 웃음을 위해
더 좋은 봄날이
네 앞에 있는듯 하구나.
다시 만나자 안녕.

백 스테파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