Gray 18
하늘이 채홍*으로 물들자 하늘의 언약으로 알고 노아가 땅을 일구기 시작했다고 어쩌구 이야기 할때의 그 채홍이 바로 무지개를 이야기 합니다. 상(祥)서롭다고 한 그 길 말입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지개에 대한 나의 인상은 금방 나타났다. 사라지는 조루의 느낌. '참 공허하다' 입니다. 눈에 '보일뿐' 실재하지 않는 신기루의 느낌은 아마 무지개를 붙잡아 놓을 수 없음을 알고 있는 우리의 경험에 아주 소량의 상상력만 더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. '다채로운' 이란 뜻의 무지개는 일상에서 정치적/사회경제적 실제적 역량강화와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차이.는 차별.이 아니야. 라는 기치아래 Rainbow race 란 용례로 이쁘게도 쓰이고 있고, 성적 취향에 관계없이 난 cool 할 수 있다를 보여주는 비루빡 sign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. 이 또한 '공허함'을 떨쳐버릴 수 없으니. 그것이 주는 '공허함'은 '소리없는 아우성'의 공허함이 아니라 '색깔없는 아우성'의 공허함입니다. RGB가 아니라 Gray 18%에서 오는 공허함. 실제 보면 '회색'인데 '흰색'인양 하는 Gray 18% 말입니다. 이때로구나 하며 구국의 결단을 하는 노구와 그네가 있고. 어쭈구리 독직을 하는 노동조합의 부위원장이 있고. 옮다구나 나팔소리 높이는 조중동문이 있습니다. 매일 '지만 승리'하면 천국길이 열린다고 하는 원시종교인들이 있고. 이도 저도 다 싫으니 가만히 내버려두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. '가난도 기득권(vested interest)' 이라는 뜬금없이 들리는 관점에서도, 그리고 남에게 차별과 희생을 '강요'할 수 없다는 명제 아래에서도, 누구나 땅에 발 딛고 있는 그 순간에도... 그리고 땅속에서 먼지가 된 후 까지도... 존중 받아야 할 제 밥그릇이 다 있을 것 입니다. 한나라당을 지지하던, 그때 그무리 박근혜를 오매불망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던, 노동자를 근대화의 적으로 보던, 국가보안법을 온 몸으로 감싸 안고 가던, 그건 좋습니다. 눈에 보이는 것들은 그 나름대로의 해결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. 극명하게 드러날수록 해결의 방법도 더욱 선명해질것이기 때문입니다. 물론 '꼭지가 돌 정도로' 욕이 나오는건 사실이지만 그건 '짖어라~' 하고 잠시 있으면 되니까 참을 수 있습니다. 제일 허무하고 화가 나는 것은, 이넘은 이리하여 마음에 들지 않고. 저넘은 저리하여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. 흰색광배를 두른 천사의 옷을 입은 Gray 18% 입니다. 고래싸움에 배불러 온 회색새우 말입니다. 튀겨야지....
* 무지개를 한자로는 彩虹(채홍; 차이홍)으로 쓰고 읽는다고 배교수에게 물어 알았다.
* 무지개를 한자로는 彩虹(채홍; 차이홍)으로 쓰고 읽는다고 배교수에게 물어 알았다.